인간의 조건

작성자
권오근
작성일
2022-10-08 22:56
조회
271

인간의 조건

저자 :    한나  아렌트

 

아렌트는  인간의 조건에서   인간이  지구  위에서  살아가는데  필요한 근본 조건이 무엇인가에 대해 이야기 한다   인간이 실존하기 위해서는 첫째는 하나의 생명체로서   살아 있어야하며  둘째  생성과 소멸을 거듭하는 자연의 필연성으로부터  벗어난  영속적인 자신의 세계가 있어야 하며  셋째  말과 행위를  통해 이 세계를 공유할 수 있는 다른 사람들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아렌트는 생명   세계성  다원성을 인간 실존의  세 조건이라고 명명한다

그리고는  이 조건들에 각각 고유한  활동의 양식을  부여하는데   생명체로서  생존에  필요한 것을 얻기 위해서는  노동이 필요하며  노동은 최소한의 생계유지를 위한 활동이다  먹을  것을 찾고 돈을  버는 행동을  말한다  그래서 노동은 탄생과 죽음의 생물학적  조건에 상응하는 개념이다

다음으로 인간에게 비교적 영속적인  세계를  제공하는 활동은 작업이다    작업은  인공세계의 의존성에  부합하고 사용물을 생산하는  작업은 수단과 목적의 범주  즉 독립성의 지배를 받는다  예컨데  책상의  제작이  목수의   작업  목표이듯이  생산과정은  최종 생산물을  산출 하므로서 끝이난다   즉 생산과정은  목적을  산출하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기능을 한다

모든 사람에게 의미 있는  공동의 세계에 관해  논의 하는  사회적 정치적 인  기초적 활동을 행위라고  규정한다   행위는  노동의 필연성과 작업의 도구성  그 어는 것도 절대화 되지 않도록 하고 동시에  서로 유기적 관계를  맺도록  만드는  인간의 기초적 활동이다  이렇게  노동의 활동은  생명의 조건에  작업의 활동은  세계성의 조건에  행위의 활동은  다원성의 조건에 부합한다

그러나 아렌트는  이러한 세 가지 조건들이 더욱 근본적인 조건들에게로  환원된다고   하며   그 근본이 탄생성과 사멸성의 조건이다  생명 세계성  다원성이 인간의  기초적  활동에   부합하는  인간 실존의  조건들이라고 한다면  탄생성과 사멸성은  이들을 근본적으로 가능케 한다는  점에서  선험적  성격을 띠고 있다   인간이 필연성에 의해 지배  받는 생명체로 태어 나지 않았다면  생존을 위해  일 할 필요가  없으며 또 죽지 않아도 된다면  굳이 영속적인  인공세계를   만들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탄생성과 사멸성은 우리가 이 유한한 지구에서 살 수 밖에 없는 존재라는 시실에서 추론된다  그렇게 때문에 아렌트는 지구를  가장  핵심적인  인간의 조건이라고 정의한다

 

아렌트는  고대 그리스의 폴리스를 정치적 행위능력이  가장 잘  전개된 사회로 설정하면서  근대 기술 문명의  발달과 더불어  활동적 삶  내에서  이루어진 위계질서의 전도를   설명한다    고대에서는  가장 낮은 단계에  속해  오직  노예들의  일로만 여겨졌던  노동이 근대에 들어와  보편적 의미를 획득하게 된다 고대 폴리스에서  노동은 단지 생존에만 기여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자유 시민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판단 했으나  현대의 노동은  모든 시민의 보편적  활동으로  부상되었다   또 폴리스  내에서 사적 영역에 속해 있던  경졔는 현대에  들어와 공적인 것이 되었으며  이제 경제는 거꾸로 정치를 지배하여 자유로운 시민들의  자치로 생각되였던  정치적 행위는 자율성을  상실하게 된다

또 활동적 삶의 두번째 범주인  작업이  본래 갖고  있는 의미 역시  근대의 노동사회에서 퇴색된다  작업은  본래  어떤 사물을 만들고 동시에 세계를 구성하는  인간의  기초적인 행위이다 그러나 근대의 노동사회에서 작업은  더 이상 생산품의 지속성  즉 사용가지  보다는 유통과정을  통해 생산된 소비가치에  의해 규정되게 된다  이제 작업은  삶의 보존과  향락을 지향하는 노동의 차원으로 전락된다

또  현대사회가 노동사회로 정의된다 할지라도 이 사회는 끊임없이 노동으로부터 해방과 탈출을  추구한다  과학과 기술의 사회적 발전은 노동으로부터의 해방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듯하나 노동으로부터 해방은  인간을 노동의 고통과 노고로부터  구원할 수 있는 편의 수단의 생산을 야기한다 그러나   이런 자동화 과정은  인간을   궁극적으로  노동으로부터  해방시키기보다는  오히려 작업과 행위를  노동차원으로 전락시키고  만다

아렌트는  오느날  노동은 그야말로 살아남기 위한 생존조건의 노동이다  돈을  벌지 않으면 내 생명도 지속시킬 수 없다   오늘날 모든 직업은  생물학적 필요에 종속된 노동이  되었으며  예술의 창조작업조차도  이미 우리에게는 먹고 살기 위한 노동이 된지 오래이다  아렌트는  자유와 개성이 없는 복제와 같고 반복적인 일상화된 행위는 행위가 아니라 노동라고 말한다

사유재산은(  토지)  개인의 생물학적  생명을 연장시키는 목적으로  형성되었으며   폴리스 형성  이후엔  이 재산이 공론영역으로 진입하기 위한 조건이 되었다  그러나 근대의 사회적 영역의  확장은 개인의 내적 주관성과 같은  고유한 사적 영역마저 해체된다  모든 사물의 가치는 상품이 되어야만  즉 교환가치를 통해서만  가치있는  것이 된다  그리고 가장사적  영역이던 인간의 신체마저  노동력이라는 이름으로 상품이 된다

 

오늘날 기술문명은  이제  자연에  예속되어 있는 인간의  실존조건을 무력화시킬  정도로  자연을  지배하고  있다    노동의  절대화는   인간을  자연의  필연성에 완전히  예속시키며   작업의  절대화는  인간에게서  자연적 성격  즉  탄생성과  사멸성을  파괴함으로써   행위의  가능성을  완전히 박탈한다  그렇기  때문에  아렌트는노동과 작업이  궁극적으로는  헹위에 의해  통합되어야  한다고  말함으로써  행위  자체를  인간활동의  규범적  토대로  제시한다

 

사적영역의  해체는  세계소외라는 개념으로 진행되는데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로부터 분리되어  진정한 행위의 가능성을 박탈당한 상태를 의미한다  사유제의   확립을  위해 사람들은 탈소유화 되어야했으며  세계내에서  자신의 공간을 박탈당했다  세계  내에서  자신의  장소를  박탈당한 상태가 세계소외이다  소외는  또한 세계와의 관계에서  이탈해  자기  내면으로 숨어드는 경향  즉 영혼  인격 또는 일반적 인간과 구별되는 것으로서의  자아에 대한 배타적  관심이다  세계소외는   다른 한편으로는 인간의  활동들이 이루어지는 거처가 상실되는 과정이기도 하다   삶의  편의를 증대시키는 과학과 기술이 발전하는데도 인간의 거처를 상실하게된 까닭은 무엇인가

아렌트는 사적영역과  공론영역의  경계선이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 경계선의 소멸과 더불어 사적인 것과  공적인 것의  의미 역시  변질 되었다  그러면  사적 영역은 무엇이고 공론영역은 무엇인가  사적영역은  생물학적   욕구와 필요가 충족되는 필연성의 영역   즉 노동과   출산을 통한 삶의 유지가  주목적인  가정  또 정치적 영역으로 들어갈 수 없는 박탈된 고대 폴리스 시대의 박탈된 영역을 의미하고 공론영역은   말과 행위를  통해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산출하는  정치적 공간   공중 앞에 나타나는  모든 것은  누가나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는 영역이다     인간의 조건인  탄생성과 사멸성이  인간이 지구적 존재라는  사실에  토대를 두고  있듯이  공론영역의 몰락은 바로 인간의 구체적  거주지인 지구의 파멸로 이어진다   공론영역이 소멸되는 마지막 단계는  필연적으로 사적영역의 제거라는  위험을 수반한다  라고 아렌트는 말한다

 

현대의  과학과 기술은 이 지상에서는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만들려고  온갖  노력을 기울인다    셰계소외가  근대사회의  방향과 발전을 규정했다면   지구소외는  현대과학의 기초가된 것이다   과학과 기술의 발전은  공론영역의 상실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전체주의적 믿음은 과학과 기술의  발전에 깊게  뿌리를 내리고 있다  나치정권이  전체주의의  정치적 실험이었다면  과학적 전체주의는  이제 전세계와 지구를  도구화  하고 있다

과학과 기술은  인간실존의  자연적 조건을 파괴하지 않는 한도내에서 인공세계를 건설해야 한다  그러나 과학과 기술은  가능한한 인간을 자연적  속박으로부터  해방시켜  인간에 의해  완전히 통제될 수  있는 인공세계를  구축하려는 경향을 갖고 있다  아렌트는 이를   기술시대에  내재하고 있는 전체주의적 경향이라고 말한다

만약  생명체로서의  인간에게 부여된 자연적 필연성에서의  완전히 벗어나는 것이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면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만들고자  하는 과학과 기술의 시도는  바로 기술시대의   근본악이라고  할 수 있다   즉  기술시대의 근본악은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로부터 탈출하고자  하는 것이며      그것은 곧 인간  조건의  파괴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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