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판 국부론 北 學 議
작성자
권오근
작성일
2022-05-16 11:34
조회
198
박제가가 주장하는 개혁 내용에 앞서 그당시 사회의 실상이 어떠했는지를 아래의 내용으로 짐작할 수 있다
농부들은 한해에 무명옷 한벌도 얻어 입지 못한다 남자나 여자나 태어난이래 침구를 구경조차 못하고 이불대신 멍석을 깔고 지낸다 아이들이 열살 전후가 될 때까지 겨울도 없고 여름도 없이 벌거숭이로 지낸다 하늘과 땅사이에 가죽신이나 버선이란 물건이 있는줄 조차 모른다
다리가 무너질까 염려되면 백성을 동원하여 물속에 들어가 다리 기둥을 잡고 서 있게 한다 다리가 사람의 힘으로 붙잡아 버틸 수 있는 물건이란 말인가?
성벽은 외부만 신경쓰고 내부는 팽개쳐 버린다
백성들은 살아오면서 눈으로 반듯한 것을 보지 못했고 손에는 정교한 기술을 익히지 못했다
풍속이 허례허식을 숭상하고 주위에 눈치를 살피며 금기시 한 것이 너무 많다
사대부는 세력가에 빌붙어 권력을 얻으려고 청탁하는 풍습이 만연했다
정원의 괸직 수 보다 열배나 많은 사람을 과거로 뽑아 놓는다
대궐의 큰 행사에도 거적떼기를 깔고 있고 대궐문 수비병의 허리띠는 새끼줄로 매고 있다
북학의에서 펼치고자 하는가장중요한 개혁정책은 첫째는 선비를 도태시켜야 한다 당시 한 해에 과거시험장에 나오는 선비가 십만명, 이들은 나라의 좀벌레이며 하는 일이라곤 놀고 먹는것이다 이런 놀고 먹는 무리들에게 상업에 종사하도록 해야 한다
둘째는 수레를 이용해 유통경제를 활성화해야 한다 당시 상품유통은 주로 보부상의 봇짐을 통해 이루어졌다 청나라는 조선못지 않게 험한 산이 많음에도 수레를 잘 만들어 대량의 상품이 가지 않는 곳이 없다며 조선은 유통이 잘 안되어 집값은 물론 나막신 짚신값도 오르게 된다 도로를 보수해 수레 활용도를 높에 막힌 곳을 통하게 되면 소비와 생산이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한다
북학의에서 제기하고 있는 주요 개혁정책으로서는 대외무역의 중요성을 피력한다 당시 조선은 청나를 제외한 다른 나라와는 쇄국에 가까울 정도로 교역이 미미했다 청나라와도 해로를 통한 교역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고 육로도 교역물품에 제한이 많아 봇짐장사 수준 이었다
또 분업은 국부의 원동력이라고 강조한다 벽돌을 예로 들며 굽는 가마도 때우는 회도 수레도 내가 마련해야 하고 장인의 일도 내가 해야 한다 이렇게 혼자 벽돌을 만든다 해도 과연 얼만나 이득이 있겠는가 라고 반문하며 민생이 날마다 소용되는 물건은 서로 나누어 만들어야 한다
이윤의 중요성도 강조한다 나라에서 값을 제대로 쳐주지 않으니 조선의 도자기가 중국도자기보다 정교하지 않다 힘을 다해 만들어도 값을 크게 깍는다면 장인들은 기술 배운 것을 후회하고 상인들도 물건 파는 것을 꺼릴것이라고 지적하며 이윤이 충분치 않다면 상인의 활동은 기대할 수 없다
북학의는 그 밖에도 제도와 풍속의 개혁 교육과 인재선발 누에치기 성곽축조 가축기르기 집짓기 벽돌과 기와 만드는법등 새로운 기술을 소개하고 있으며 공산품의 표준화 대량생산 시장확대 농상공에 대한 국가적 후원 강화를 주장한다 이는 유럽의 중상주의 경제사상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경제정책제안서라고 평가 받는다
북학의에서 박제가는 조선의 정치사회의 기득권체제와 경제구조하에서 가난할 수 밖에 없는 조선의 현실을 비판하고 그 대안을 제시한 개혁정책서였지만 혁신안은 아싑게도 정책에 반영되지 못했다
당시로는 그의 개혁안은 그들 기득권들이 받아 들이기에는 너무 혁신적인 사상이었다 박제가는 당시 정권을 잡고 있던 노론 벽파의 미움을 받아 유배길에 오르게 된다
개혁은 달리는 차에 바퀴를 갈아 끼우는것 같이 어렵다고 한다 이 책을 읽고 황장수대표가 내세운 서포15조 가 기득권들에겐 얼마나 가시같은 존재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개혁할 때 개혁하지 못하면 국가와 사회는 정체되는 것이 아니라 후퇴하게 됨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분명히 알아야 한다 끝으로 유통의 필요성을 피력한 박제가의 시를 소개하며 끝을 맺습니다
땅을 파서 황금 만 근을 얻어도 허무하게 굶어 죽고 바다에 들어가 진주 백섬을 채취해도 겨우 개똥과 바꾸는 조선 개똥은 그나마 거름으로 쓰지만 진주는 쓸데가 어디 있어야지 육로로 북경까지 물자가 통하지 않고 뱃길로 일본까지 상인이 가지 않네 들판에 우물물은 퍼내지 않으면 저절로 말라가는 법 백성의 안녕이 보물에 있지는 않으나 生理가 날로 졸아들까 걱정이네 지나치게 검소하면 백성이 즐겁지 않고 지나치게 가난하면 도둑이 많아진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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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제가가 이야기한 것 중에 재미 있는 것이 많은데(개혁하고 별 관계 없는 잡담)
"어제 떡을 해먹고 나니 오늘 쌀이 없어서 굶는다"
굶는 것이 일상화된 조선말기의 실상을 보여 주는 이야기입니다.
(상위 10%에 속하는 사람도 굶는 일이 다반사이다)
권오근 선생님의 말씀과는 별개로 박제가에 대하여
좀 가벼운 이야기를 모은 책으로
[박제가, 욕망을 거세한 조선을 비웃다] 임용한 저 (2012)
가 있습니다.
오늘도 좋은 가르침을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