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작성자
권오근
작성일
2022-09-09 12:50
조회
50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작가:   미란 쿤데라

 

이 책은 1968 년  체코스로바키아  프라하의 봄을 배경으로 공산주의하에서  개인은 없고  오로지 전체만 존재하는집단의 폭력성,  엇갈린 운명의 아이러니  타인의 시선에 휘둘리며  자기 파괴적인  삶을 이어가는 자아   타국에서 느끼는 향수  그리고  지나간 젊음에  대한  회한을 네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통해 풀어낸 소설이다

 

니체의  영원한 회귀로 시작한다  영원한 회귀가   주장하는 의미는  인생이란   한번 사라지면  두번다시 돌아오지  않기 때문에  한낱 그림자 같은 것이고  그래서 산다는  것에는  아무런 무게도 없고   인간은 처음부터  죽은것과 다름없어서  삶이 아무리 잔혹하고  아름답고 혹은 찬란하다 할지라도   그 잔혹함과  아름다움과 찬란함  조차도 무의미 하다  니체는  영원회귀의 사상은  가장 무거운 짐이라고  한다  영원한 회귀가 가장 무거운 짐이라면 이를 배경으로  거느린 우리의 삶은 찬란한  가벼움  속에서  그 자태를 드러낸다

그러나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묵직함은 진정 끔직하고 가벼움은 아름다울까?     가장 무거운 짐이 우리를 짓누르고  허리를 휘게 만들어 땅바닥에  깔아 눕힌다  그런데  유사이래  모든 연애사에서  여자는  남자 육체의  하중을 갈망했다    따라서  무거운 짐은 동시에 가장 격렬한 생명의 완성에  대한  이미지가 되기도 한다  짐이 무거우면  무거울수록  우리 삶이 지상에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우리 삶은 보다 생생하고  진실해진다  반면에  짐이 완전히  없다면  인간  존재는  공기보다  가벼워지고  어디론가  날아가버려  지상의 존재로 부터  멀어진 인간은  겨우 반쯤만  현실적이고  그 움직임은  자유롭다 못해  무의미해지고  만다

 

테레자가 토마시를 만난건 그야말로  믿기 어려운 우연이었다 (  필연과는 달리 우연에는  주술적  힘이 있다  하나의 사랑이  잊히지 않는 사랑이 되기 위해서는   성 프란체스크의   어깨에 새들이 모여 앉듯 첫 순간 부터  여러 우연이  합해져야만 한다 )  영혼의 무거움을 인식하는 시골처녀  테레자에게  이것은 운명으로 여겨졌다   테레자가 그것을 상징하듯  소설  아라카레니나 를  들고 프라하의 외과의사 토마시를 찾아간다  하지만 사랑의 허망함을  인식하고 자식과 아내까지 등진 토마시는 오로지 여자들과 일회성의  육체관계만을  탐하는 인간이었다   토마시는 뼛속까지  영혼의 무거움을 불신하는  바람둥이형 호색한이었다

그런데도  이상하게도 토마시는 테레자가 자기 집에  온후  그녀에서만큼은  이 가벼운  행각에서  자유롭지 않다  잠잘때   꼭  쥔 손을  놓지 않는  테레자에게  토마시에게는   송진으로 방수된  바구니에  담겨  나일강에  버려진  아이 (  모 세 )  라는  생각이 들었다  테레자에  대한 동정 내지 연민이 생긴것이다  그렇다고 토마시에게  여자에 대한 육체적  욕망이 사라진 것은 전혀  아니었다

토마시와 테레자의 사랑은 분명 아름다웠지만  피곤하기도 했다  항상 뭔가  숨기고 감추고 위장하고  보완하고 그녀에게 용기를 주고  위로하고  그녀를 사랑한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증명하고 질투심과 고통과  꿈에서 비롯된 비난을 감수하고 죄의식을 느끼고  자신을 정당화하고 용서를  구해야만했다

실망과 좌절속에서  테레자는  영혼의 무거움을 포기하고자  했지만  그렇게 되지는  않는다  테레자가  토마시를  떠나가면 토마시는 다시 그녀를 찾아가 하나가  되곤했다  토마시는 정치적  탄압속에  자신의  직업에서  쫒겨나면서까지도  테레자를  버리지 않는다  토마시가 자발적으로 자신의 모든것을 버리고 영혼과  사랑의 무거움속으로  걸어간 것이다  그럴때마다 토마시는  자유를  얻은 기분이었다

사비나는 자유롭다   그녀는 짓누렀던 것은  무거운 짐이 아니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었다  예술가로서의 성공도 사랑도 그녀에게는  큰 의미가 없었다  사비나는 모든것을 배신하여 아무것도  남지 않자  공허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고  영원히  멈춘다는것, 미지의  죽음에  대한 공포가 그녀를  멈출  수 없게 했다  그녀는 자기를 둘러싼  공허의 공포를  떠나 제네바  또 파리로  또 다시 캘리포니아에  정착한다  사비나가 파리에 머물때  옛날의  애인 토마시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  그녀를 과거와 연결해 주었던  마지막  끈이  끊어진것이다  그녀는 그  공허함을 달래기 위해  근처 공동묘지로 행한다  그곳에서 그녀는  이런 생각을 한다    이 묘지는 돌로된 허영  그 자체였다   묘지의 주인들은  죽은후에 정신을 차리기는커녕  살아 있을때  보다 더  호들갑을  떠는 것이다  그들은 돌위에  자신의 중요성을 과시했다   거기에 누워  있는 자들은  아버지 형제 아들 할머니가  아니라 유명인사 행정관료  지위와 명예를 누린 자들어었다  심지어  우체국  직원조차도  자신의 직급 계급 사회적지위 존엄성을  만인이 우러러  보도록 과시  한다

우호적인 삶의 조건을 타고난 프란츠는 정반대의 배경에서  태어난 사비나를 통해 자기의 삶의  변화와 의미를 추구한다 안정된 정치적 환경과 좋은 집안에서  자라 공부하고 대학에서 학문을  탐구하는  프란츠는 이런 자신의   삶을  무의미 하다고  생각한다   그는 오히려  자기보다 열악한 조건에서 자유로운 삶을 살아가는  사비나의 삶이   훨씬  부러웠고  그녀를 동경한다   프란츠는 사비나와 헤어지고 난 뒤에도 공산주의가 싫어  고국을 떠난  사비나를 생각하며  캄보디아  시위에 나섰다가  사비니가  어떻게  생각 할 까만 생각하다  허망한 죽음을  맞는다

테레자는  토마시를 사랑하며  모순을 까닫는다  그녀는 불행한 과거를  떠나보내기 위해 토마시를 선택했고  자신의 삶에  주인이 되었다고  믿었지만  그녀가  거부했던  과거의 수용소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인간의 시간은  원형으로 돌지않고 직선으로 나아간다  행복은 반복의 욕구이기에  인간이 행복할 수 없는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행복의 반복은 욕구라고 테레자는  생각한다

시골에 정착한  토마시와 테레자  어느  순간 테레자 억시  토마시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  두사람은 늙었고 젊고  유능했던  의사 토마시는  시골에서   트럭을 운전하며  삶을 이어 간다

이상한 행복   이상한 슬픔

이 슬픔은 우리가 종착역에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행복은  우리가 함께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슬픔은 형식이었고  행복이 내용이었다   행복은  슬픔의 공간을 채웠다

 

(  토마시가 공산주의자들에게 )

우린 몰랐어 우리도 속은거야  우리도 그렇게  믿었어  따지고 보면 우리도 결백한거야   문제는 몰랐다고해서   그들이 과연 결백한지에 있다  권좌에 앉은 바보가 단지 그가  바보라는  사실 하나로  모든 책임에서  벗어  날 수  있을까?  그래서  토마시는  오이디푸스의 이야기를 떠올렸다  오이디푸스는  어머니와  동침하는 줄 몰랐지만  사태의 진상을 알자 자신이 결백하다고  느끼지 않았다  자신의 무지가 저지른 불행의 참상을 견딜 수 없어 그는 자기 눈을 뽑고 장님이 되어 테베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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